짜이(밀크티)는 우리나라에서 아메리카노 급으로혹은 그보다 더 인도 사람들이 많이 마시는 차다.우유, 설탕, 홍차 등을 진하게 우려서에스프레소 양 정도를 주는데생강 향도 나고 달달하니 카페인도 들어있어서아침에 먹으면 그렇게 개운할 수가 없다.하루를 시작하기에 앞서충분한 에너지를 불어넣어 준다. 어느 날 암릿사르 기차역 창구에서 만난 충격적인 문구[ TEA BREAK 9:40 to 9:55 am ] 단 15분의 티 타임을 공식적으로 적어놓았다.‘티 타임’도 아니다 ’티 브레이크‘이것은 마치 차를 마시기 위해선 어떤 일이 벌어질지라도15분간은 차를 마시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. 언젠가 어머님이 그런 말씀을 해주셨다.차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은 여유를 아는 사람이라고. 하긴 인도 사람들은 심하게 여유 있긴 하다.기차가 수시로 연착되지만 아무도 불평하지 않고아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엄연히 자기 번호가 적힌 좌석이어도낮에는 최대한 앉아갈 수 있도록 배려해준다.세 명이 앉는 자리에 5명 6명까지 앉아서 가니 말 다했다.참 무질서하고도 그 안에서 그들만의 배려와 질서가 있다. 15분의 티 브레이크. 내 인생에도 브레이크 거는 시간을 넣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. 딱 15분 만이라도! 짜이의 힘이 어찌나 강력한지인도를 떠나온 지 9년여 되었는데아직도 목이 칼칼하거나 찌뿌둥한 날이면야외에서 짜이를 한잔 털어 마시고 싶은 욕구가 스친다. 암릿사르 기차역의 창구 쌀쌀한날 따뜻한 짜이 한잔 속이 사르르 녹는다. 바라나시의 한 짜이집 아저씨 인심이 너무 넘친다.한번 가면 네 잔씩 리필해주신다. 심장이 두근두근 바라나시는 대부분 토기 잔에 짜이를 담아준다. 다 마시고 과감하게 바닥에 내동댕이 치는게 포인트. 아저씨 이마 보니까 기도하고 오셨군요. 파키스탄의 한 가정집.차 마시고 가라고 해서 들어갔더니 아이 하나는 장작 부시러가고, 하나는 우유짜러 가고 집앞에 지나가면 항상 아침 먹고가라고 하시던 아주머니. 후후 불어서 불 지피기.체험하는 나는 재밌었지만주부가 되어 다시 보니 이렇게 마셔야 한다면 난 티타임 자체에 브레이크를 걸었을지도.